[파리 테러 현장의 희생정신·영웅담 ‘화제’] 테러 피해 15m 높이 창문에 매달린 임산부 구조

입력 2015-11-17 19:16 수정 2015-11-17 21:27
지난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테러범을 몸으로 저지해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아델 테르모스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왼쪽 사진). 다음날 파리 테러 현장 중 하나였던 바타클랑 극장 건물에 매달린 임신부를 세바스티안이라는 남성이 구하고 있다. 데일리미러·르몽드

파리 테러 당일인 지난 13일(현지시간) 테러리스트를 피하다 창문에 매달린 임신부를 구한 영웅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6일 테러가 일어난 곳 중 하나였던 바타클랑 극장에서 당시 건물 창문에서 매달려 있다 살아난 임신부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열리던 바타클랑 극장은 테러가 벌어진 직후 아비규환이 됐다. 순간 한 임신부가 테러를 피해 지상 15m 높이의 건물 3층 창문 밖으로 매달렸다. 잠시 후 오래 매달려 힘이 다한 임신부는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으나 세바스티안이라는 한 남성이 그녀를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올려 목숨을 구해냈다. 이 모습은 르몽드가 입수한 그 지역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임신부와 태아는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던져 수백명을 구한 남성의 사연도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이 현장에서 폭탄 테러범을 몸으로 저지해 수백명을 구한 아델 테르모스(34)가 현지에서 영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루트 주민인 테르모스는 이날 베이루트 남부 부르즈 알바라즈네 지역으로 딸과 함께 외출했다가 IS 대원이 1차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면서 발생한 폭발음을 들었다.

테르모스는 잠시 뒤 2차 테러를 위해 인근의 다른 모스크로 향하던 IS 테러범을 발견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테러범에게 달려들어 몸으로 저지한 테르모스는 폭탄이 터지면서 테러범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데일리미러는 당시 43명이 목숨을 잃고 200명 이상이 다쳤으나, 테르모스가 아니었다면 훨씬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수백명이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한 셈이라고 전했다.

한편 파리 테러로 아내를 잃은 한 남편의 편지글이 현지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현지 일간 렉스프레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글은 프랑스 라디오방송사 프랑스블뤼에서 일하는 언론인 앙트완 레리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이슬람국가(IS) 당신들은 내게서 증오를 얻어내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은 “금요일 밤, 당신들은 특별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나의 사랑이자, 내 아들의 어머니를 말입니다. 하지만 내게서 증오를 얻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신들에게 그런 선물을 주진 않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글은 온라인상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7만건 넘게 공유됐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