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8∼19일)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번 회의 주제는 ‘포용적 경제 및 변화하는 세계 만들기’이지만 직전 발생한 파리 테러로 인해 반테러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이와 함께 중국과 주변국 간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필리핀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일정은 마닐라만에 있는 필리핀 해군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호’ 승선이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 함정은 미국이 해양 경비정으로 쓰던 프리깃함으로 필리핀이 2011년 도입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다투는 필리핀과의 군사공조, 남중국해 항행 자유 확보를 위한 미국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직접 벌이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도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에 맞서 공동전선을 마련키로 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이날 양자회담을 갖고 해양 안보와 경제, 무역, 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18일 아키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안보·경제 협력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나 지역 현안과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APEC 정상회의와 같은 국제 행사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는 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200명이 넘은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필리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세일즈에 주력할 방침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행사장 주변의 도로 봉쇄, 비행 금지 등의 조처를 하고 경찰과 군인 등 3만명 이상의 보안 인력을 마닐라 곳곳에 배치하는 등 최고 수준의 테러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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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PEC서 남중국해 反中전선 만들기… 오바마, 필리핀 함정 승선 ‘항행의 자유’ 美 의지 과시
입력 2015-11-17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