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면세점 사업권까지 일부 빼앗긴 상황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신동빈 흔들기’까지 계속되자 사면초가 상황을 맞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지난 15일 만 93세 생일 가족모임에서 신 회장에게 “자신과 신 전 부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켜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신 전 부회장이 한국 활동을 위해 세운 SDJ코퍼레이션은 17일 당시 3부자 간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1주일 내에 자신과 신 전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고, 신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요구사항에 대한 확인각서를 받으려 하자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집무실을 나가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어른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한 대화를 상법상 절차로 확대하는 것은 기업과 가족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주총과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신 회장의 ‘구두 동의’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신 회장은 최근 직원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14일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 운영권을 뺏기면서 임직원의 사기저하 및 호텔롯데 상장 차질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6일 내부 회의에서 “그동안 국내 1위 면세점을 키운 임직원들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며 “그룹이 (이번 일로) 활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임직원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구조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호텔롯데 상장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롯데 상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국민과 약속한 일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주요 수익원인 면세점 사업 중 일부를 잃으며 기업가치 하락 등 영향으로 상장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신격호, 이번엔 “1주내 신동주 함께 복직시켜라”… 생일 가족모임 대화 공개
입력 2015-11-17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