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테러 충격 진정… 코스피 1% 급등

입력 2015-11-17 19:39

마치 증시가 테러에 맞서 싸우는 듯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17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6%, 1.97% 상승했다. 간밤 문을 연 유럽과 미국 증시가 예상외로 강한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도 주가지수가 1%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이코노미스트는 “테러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은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금융위기 등에 비해 충격이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또 테러 이후에는 경기 부양 대책이 강화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수위가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요국들이 국방비 증액에 나설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밝혔다. 중동 불안에 따른 원유가격 상승, 유럽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아시아의 수출 감소 같은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패닉 이후에 반등이 온다”는 학습효과와 지정학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 유럽의 추가 통화 완화 가능성 등이 더 크게 작용했다. 키움증권 마주옥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파리테러의 충격이 미미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마저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판단된다”며 “중국 증시의 완만한 반등 추세도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됐다는 신호로 보여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는 파는 데 치중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거래소에서는 팔고 코스닥에서 주식을 샀다. 기관투자가들이 물량을 거둬들였다. 섬유·의류 업종의 주가 상승폭이 컸고, 코스닥에선 문화·오락 업종지수가 3% 넘게 올랐다. 삼성물산은 9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고, LG화학도 실적 호전에 힘입어 주가가 7% 가까이 상승했다.

KB투자증권 백찬규 선임위원은 “서유럽 주요 도시의 추가테러 우려, 녹록지 않은 글로벌 경제 환경,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의 지표 부진 등으로 인해 이전의 테러 때와는 달리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