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춘추전국시대 도래 조짐… 선두도 꼴찌도 매경기 박빙 승부

입력 2015-11-17 21:09
바야흐로 여자프로농구에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매 시즌 절대강자가 존재했지만 올 시즌 전력 평준화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현재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친 여자프로농구 순위를 살펴보면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춘천 우리은행이 4승1패로 1위에 올라 있다. 그 뒤로 부천 KEB하나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이 3승2패로 공동 2위다. 인천 신한은행과 구리 KDB 우리은행이 2승3패로 공동 4위, 청주 KB국민은행이 1승4패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예년과 다른 모양새다. 여자프로농구는 수년간 한 팀의 독주가 이뤄져 싱거운 플레이가 펼쳐졌다. 신한은행이 2006년부터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곧바로 우리은행이 3년 연속 무적을 자랑했다. 그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승률은 각각 81.4%, 73.3%나 됐다. 지난해에도 1라운드에서 우리은행이 5전 전승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하나은행(1승4패)과 KDB생명(5패)은 일찌감치 하위권을 떨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 이런 현상이 사라졌다. 우리은행은 단독 선두지만 15일 국민은행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힘겹게 이겼고 13일 신한은행전에서도 전반까지 뒤지다 3쿼터에 역전했다. 국민은행도 최하위지만 우리은행에 연장전 패배, 신한은행에 1점 차 패배를 당하는 등 다른 팀들과 대등한 전력을 갖췄다.

돌풍의 핵은 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이다. 두 팀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자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혼혈 선수 첼시 리를 영입하며 높이를 강화했다. 이에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1, 2위 팀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모두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생명은 임근배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 농구’가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다.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다 3연승으로 반격하며 약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졌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 어떤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