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축구 미생’이었다. 2009년만 해도 치료용 부목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낮엔 일을 하고 밤엔 공을 찼다. 땀과 열정은 배신하지 않았다. 그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들을 제치고 현재 2015-201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수를 달리고 있다.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28·잉글랜드·사진) 이야기다. 바디의 드라마 같은 축구 인생에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바디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 출전해 12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본머스전부터 9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바디는 22일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13라운드 경기에서도 골을 넣으면 뤼트 판 니스텔루이가 가지고 있는 10경기 연속 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바디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가 어떻게 이런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7∼8부 리그를 오가던 스탁스브릿지파크스틸스에서 뛰었다. 그곳에서 107경기에 나서 66골을 넣었다. 당시 주급은 30파운드(약 5만3000원)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그는 할리팍스타운(2010∼2011·41경기 29골), 플릿우드타운(2011∼2012·36경기 31골) 등 하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바디의 축구 인생은 2012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 입성을 노리던 레스터 시티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주급은 4만5000파운드(약 8000만원)로 엄청나게 뛰었다. 그는 2013-2014 시즌 챔피언십 37경기서 16골을 터뜨리며 레스터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 5월엔 잉글랜드 대표의 꿈도 이뤘다.
현재 레스터 시티가 넣은 25골 중 절반가량을 바디가 책임졌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레스터 시티는 바디의 맹활약에 힘입어 7승4무1패(승점 25)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바디는 개인기가 뛰어나진 않다. 하지만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나고 플레이가 과감하다. 순간 속도도 빨라 상대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것도 장점들 중의 하나다.
바디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바디의 시장 가치는 420만 파운드(약 74억원)에 달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009년까지 공장서 일하던 ‘축구 미생’ 제이미 바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성공 신화 쓴다
입력 2015-11-1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