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박인비 vs ‘천재’ 리디아 고… LPGA 투어 최종전에서 올해의 선수·상금·평균타수상 정면승부

입력 2015-11-16 22:18
박인비가 16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 골프클럽(파72·6804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를 쓴 채 트로피를 앞에 두고 대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시즌 5승째를 거두며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포인트 30점을 획득, 1위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3점으로 좁혔다. AP연합뉴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모습. AP연합뉴스
‘골프 여제’냐, ‘천재 소녀’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타수상 수상자는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가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에서 결판나게 됐다.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열리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이 그 무대다.

#마지막 대결 앞둔 LPGA 쌍두마차

시즌 중반까지는 박인비의 독무대였다. HSBS 위민스 챔피언스(3월)를 비롯해 노스 텍사스 슛아웃(4월), KPMG 위민스PGA챔피언십(7월), 브리티시 여자오픈(8월)에서 4승을 거두며 독주했다. 브리티시 우승으로 염원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리디아 고도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2월)과 스윙잉스커츠 LPGA 클래식(4월)에서 1위를 하며 맞섰지만 박인비에 비할 바 못됐다. 2월 세계랭킹 1위를 리디아 고에게 내준 박인비는 6월에 되찾았다. 각종 개인상은 당연히 ‘골프 여제’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인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리디아 고의 추격이 시작됐다. 8월 캐나다 여자오픈부터 10월 푸본 대만 챔피언십까지 5개 대회에서 우승 3회, 공동 2위 1회, 공동 4위 1회로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박인비는 마침내 16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에서 끝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18언더파 270타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를 3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리디아 고가 불참한 틈을 타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누가 최후에 웃을까

올 시즌 나란히 5승씩 거둔 둘은 3개 부문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상 점수 30점을 더해 리디아 고(276점)에 3점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점수는 우승 30점, 준우승 12점, 3위 9점, 10위 1점 등으로 차등적으로 부여된다. 박인비가 최종전에서 7위를 해 4점을 받고, 리디아 고가 10위권 진입에 실패하면 1, 2위가 뒤바뀐다.

상금에서도 리디아 고가 275만8417달러로 257만96달러의 박인비에 앞서 있다. 하지만 투어 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50만달러가 돼 역전이 가능하다. 평균 타수에서는 박인비가 69.433타로 리디아 고(69.449타)를 제쳤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리디아 고가 우승했고 박인비는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박인비는 “마지막 대회는 꼭 우승하고 싶다. 빈손으로 (한국에) 가는 것보다 뭐라도 들고 가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박인비, 명예의 전당 가입도 성큼

이날 우승으로 박인비는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에 단 1점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당에 들어가려면 투어에서 10년 이상 뛰면서 27점을 채워야 한다. 포인트는 메이저 대회 우승 2점, 일반 투어 대회 우승 1점, 올해의 선수 또는 평균 타수 1위에 1점씩 준다. 박인비는 메이저 7승으로 14점, 일반 투어 10승으로 10점, 2012년 최저타수상과 2013년 올해의 선수상 2점을 더해 26점을 쌓았다. 박인비가 최종전에서 우승하거나, 올해의 선수 또는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하면 27점을 채울 수 있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투어 활동 요건도 갖추게 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