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S와의 전쟁] 파리發 테러 공포에… 亞 증시 ‘화들짝’ 유럽은 ‘덤덤’

입력 2015-11-16 22:27
프랑스 파리의 테러 여파로 16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올랐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 테러 충격으로 아시아 주가가 하락했다. 유럽 증시는 오히려 의연한 반응이었다. 돈은 안전자산(달러·엔화·금)으로 몰렸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형 테러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대체로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16일 주가 하락폭도 패닉 수준은 아니었다. 러시아와 유럽 국가에선 오히려 주가가 오른 곳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보복전과 추가 테러 등 불확실성이 많아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27포인트(1.53%) 내린 1943.02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25일(1942.85) 이후 50여일 만에 최저치다. 외국인투자자가 대규모 ‘팔자’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도 1.69%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만 한국보다 큰 폭인 1.72%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04%, 대만 가권지수는 0.4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3% 상승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내림세로 개장한 뒤 오르락내리락했다. 영국과 독일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고, 러시아는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와 엔화에 몰리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과거 네 차례 주요 테러 발생 시 세계주가는 당일 0.4∼2.0% 하락했다. 2001년 미국의 9·11테러 때는 주가 회복에 30일이 걸렸고, 2005년 런던 테러 때는 유럽 시장만 일시적 패닉을 겪었다.

이번에도 단기 불안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투자 심리가 오랫동안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방의 보복전이 이미 시작됐고 이슬람국가(IS)의 추가 테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증시 회복 시기는 추가 테러 위험이 확연히 축소되는 시점 혹은 미국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연말 소비 시즌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도·소매 업종의 재고 부담을 가중시켜 제조업의 신규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추가 테러 공포가 글로벌 경기 위축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했다. 어디에서 추가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외식·여행·관광·공연 등 서비스 지출이 급감해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와 민간기업의 보안 관련 비용이 치솟는 문제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형환 1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파리 테러가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이번 사태가 유로존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 세계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금융시장도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릴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테러 영향을 경로별·부문별로 면밀히 점검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천지우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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