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S와의 전쟁] 작전명 ‘내재적 결의’… 연합軍, IS 융단폭격

입력 2015-11-16 22:01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별도로 만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를 겨냥한 테러 문제에 공동 대처하고 시리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프랑스가 15일(현지시간) 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에 대해 즉각 응징에 나서면서 IS에 대한 연합군 공습이 강화되고 있다. 파리를 피로 물들인 IS에 대한 프랑스의 보복 의지는 명확했다. 테러 수습과 동시에 미군과의 공조 아래 프랑스 정보기관이 선정한 목표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프랑스가 시리아에서 행한 최대 규모 공습이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은 이날 미국 주도 IS 격퇴전의 작전명 ‘내재적 결의(Inherent Resolve)’에 따라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기지에 대해 18차례 공습을 감행했다고 미 국방 매체가 연합군사령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내재적 결의는 “동맹국 간 확고한 결의를 반영한다”는 설명과 함께 미국이 IS 격퇴전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해 10월 명명됐다.

시리아에서는 미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참여한 연합군이 전투기 등을 동원해 6차례에 걸쳐 알 하사카와 라카, 마라, 하사카, 하울, 다이르 앗 자우르 등을 공습했다. 이라크에서는 키시크와 모술, 라마디, 신자르 지역에서 폭격기와 전투기, 드론(무인기)이 동원된 12차례의 공습이 이뤄졌다. 이라크 정부군이 함께 참여한 이번 공습에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요르단, 네덜란드가 참여했다.

프랑스는 당분간 지상군 파병보다 IS 근거지나 연계세력 표적 등에 대한 공습 등 항공 전력을 이용한 작전 강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이번 테러 사태에 대한 프랑스의 보복 수법과 정치적 해법도 달라질 수 있어 지상군 파병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의 대테러 전문가 마티유 기데르 툴루즈대 교수는 “응징하겠다는 정치적 선택은 이뤄졌지만 자원이 유한한 현실을 고려하면 제한적인 수단을 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을 위해 현재 프랑스는 UAE에 6대의 라팔 전투기를, 요르단에 6대의 미라주2000 전투기를 각각 배치해둔 상태다. 지난 1년 동안 이라크 공중 임무에 출격한 것은 모두 1300차례로 이 가운데 271차례는 공습 임무였다. 프랑스 전투기들은 이번 공습에서 ‘개량형 스마트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등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더불어 핵 항공모함 샤를 드골 전단을 공습 지원을 위해 아라비아해 걸프 해역으로 발진시켜 IS 격퇴 작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첫 핵 항모로 2001년 5월 실전 배치된 샤를 드골호는 만재 배수량 4만2000t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다. 전력도 상당하다. 슈페르 에탕다르 등 전투기와 미국제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4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샤를 드골호는 지난 1월 파리에서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직후 걸프 해역에 파견돼 IS 등에 대한 공습작전에 참여했다.

미국 CNN방송은 시리아의 활동가들을 인용해 IS는 이날 프랑스의 보복 공습을 예상하고 주요 시설 등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활동가들은 공습 당일 라카의 길이 텅텅 비어 있었으며 시장 등에는 평소보다 인파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번 공습으로 라카의 극단주의자들이 경계수위를 높였다”면서 “아직까지 사상자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리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공습으로 라카에 전기와 수도의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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