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우 발마사지 ‘아름다운 동행’ 4년… 철원 김화고교 기숙사생들 봉사 활동

입력 2015-11-16 20:51
김화고교 대성학사 발마사지 봉사단원들이 지난 14일 강원도 철원 김화읍의 한 장애인요양원을 방문해 발마사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화고교 제공

지난 14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한 장애인요양원 마당에 멈춰선 버스 안에선 40여명의 고교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을 보였지만 마당에서 학생들을 기다리던 장애우들이 환한 웃음으로 반기자 긴장감은 눈 녹듯 사라지고 얼굴엔 웃음꽃이 환하게 피었다.

잠시 후 장애우가 머무는 방으로 삼삼오오 흩어진 학생들은 조심스레 장애우의 양말을 벗기고 정성을 다해 발마사지를 했다. 마사지를 마친 장애우와 학생들은 손을 맞잡고 산책을 하거나 찰흙놀이와 클레이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장애인요양원을 찾은 학생들은 철원 김화고교 기숙사생으로 구성된 ‘대성학사 발마사지 봉사단’이다.

이 학교 기숙사생 80여명은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전하기 위해 2012년 봉사단을 꾸렸다. 봉사단원들은 발마사지 전문가로부터 8시간 교육을 받은 후 매주 토요일마다 팀을 나눠 학교 인근에 있는 행복한 노인요양원과 몬띠 노인요양원을 방문해 봉사하고 있다. 올해 4년째로 봉사 횟수는 100회가 넘는다.

학생들은 발마사지와 함께 어깨 팔 다리 안마를 하기도 하고 어르신들과 야외에 나가 산책을 하며 말벗이 돼 주는 등 손자·손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는 장애인요양원으로 봉사영역을 넓혔다. 장애인요양원을 찾은 학생들은 같은 또래 장애우의 발을 마사지하고 함께 산책이나 놀이를 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봉사부장 심예림(18)양은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랐고 ‘무조건 도와줘야만 한다’는 편견을 깨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지식(55) 기숙사 부장은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장애우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면서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과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위해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