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다음달 5일 유럽을 시작으로 신형 ‘C 클래스 쿠페’와 고성능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C 63 쿠페’를 출시한다. 한국에는 내년 상반기에 모습을 보인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벤츠 회장이 아니었다면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인 차량 중 어떤 모델을 사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일반 고객이라면 C 클래스 쿠페를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던 차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0∼11일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휴양도시 말라가에서 전 세계 언론인들을 초청해 C 클래스 쿠페와 AMG C 63 쿠페의 테스트 드라이브를 진행했다. 1박2일간 말라가 일대 해안도로와 산악도로 400㎞를 달리는 행사였다. 가솔린 모델 중 최고 사양인 C 400 쿠페와 디젤 모델인 C 250d 쿠페, 고성능 모델인 AMG C 63S 쿠페를 번갈아 시승했다.
시승 출발지인 말라가 자동차 박물관에서 만난 신형 C 클래스 쿠페의 첫 인상은 날렵했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옆 라인과 넓고 단단한 뒷모습, 새롭게 적용된 다이아몬드 그릴은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디자인 총괄 담당자인 로버트 레스닉씨는 “여러 개의 강판을 조합한 게 아니라 한 덩어리에서 깎아낸 것처럼 깨끗한 라인을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C 클래스 쿠페 전용으로 새롭게 제작된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벨트가 30㎝ 정도 툭 튀어나온다. 편하게 안전벨트를 잡아당길 수 있도록 설치된 장치로, 안전벨트를 매면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주행 성능은 단단하고 안정적이었다. C 클래스 쿠페는 차 높이를 기존 세단보다 15㎜ 낮췄고, 앞바퀴와 뒷바퀴의 차축 간 거리는 80㎜ 늘렸으며, 이전 모델에 비해 알루미늄 비중을 높여 차량 무게를 줄였다. 신속하고 가볍게 치고나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우리나라 대관령 도로 3∼4개를 합쳐놓은 듯한 말라가의 구불구불한 산악 산악도로를 달릴 때 쿠페의 진가가 발휘됐다. 굴곡이 심한 내리막 커브길도 지면에 딱 달라붙으며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AMG C 63 쿠페 시승은 일반 도로 외에 말라가 산 중턱 부지에 자리 잡은 자동차 전용 아스카리(ASCARI) 서킷에서도 진행됐다. 4리터 8기통 바이터보 엔진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이 3.9초에 불과한 고성능을 직접 확인하라는 취지였다. 메르세데스-AMG 관계자는 “우리의 모토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문과 천장, 트렁크를 빼고는 모두 다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익숙하지 않은 2도어 타입의 쿠페는 가족용 차는 아니다. C 클래스 쿠페는 뒷좌석이 있지만, 좁아서 일반 성인이 앉기는 힘들다. 벤츠 관계자도 “패밀리 카는 아니다. 일요일 아침 갑자기 떠나고 싶을 때 타는 차”라고 설명했다.
한국 내 판매 가격과 연비 등은 미정이다. C 250d 쿠페는 204마력에 최대토크 51.0kg.m, AMG C 63S 쿠페는 510마력에 71.4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말라가(스페인)=남도영 기자dynam@kmib.co.kr
벤츠 회장도 사고 싶다는 신형 쿠페 빠르다… 가볍다
입력 2015-11-17 18:47 수정 2015-11-18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