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S와의 전쟁] 前 영국 대외정보국 국장 “IS 추가 테러… 獨·英 가장 위험”

입력 2015-11-16 21:40

지난해 말까지 영국의 해외정보 전담 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MI6) 국장이었던 존 소이어스(사진)경이 이슬람국가(IS)가 유럽 국가를 상대로 추가 테러를 시도할 것이 확실시되며 그 가운데 독일과 영국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소이어스 전 국장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IS의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다음 타격 장소가 어디일지는 IS의 정치적 계산과 동원 가능한 조직원들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IS가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에 대한 포용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지와 독일 내 친(親)난민 여론의 약화를 원한다며 독일이 IS 테러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영국 국내정보국(MI5)이 올 들어서만 6차례 영국에 대한 테러 기도를 막아냈다는 앤드루 파커 MI5 국장의 말을 인용하며 런던도 독일만큼 IS가 공략하기에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국 보안·정보 당국이 테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인력 190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고 일간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파리 테러 이후 대응책을 발표했다.

소이어스 전 국장은 파리 테러가 발생하기 꼭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올 들어 서방국에 대한 IS의 테러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졌다면서 “2012년 7월 런던올림픽 당시 우리는 테러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었지만 만약 내년에 런던올림픽이 열린다면 우리는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테러리스트들은 (9·11사건 때처럼) 비행기로 건물을 공격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간단한 방식으로 테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이어스 전 국장은 IS의 유럽 테러 동기와 관련, 난민 대량 유입에 대한 적대감을 고조시켜 유럽의 분열을 획책하고, 난민에 반대하는 극우정파가 강성해져 유럽 내 무슬림이 더욱 소외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유럽의 이웃(중동)에서 불붙은 전쟁이 이젠 유럽으로 밀어닥쳤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이 싸움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미국이 우리를 구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는 파리 참사 직후 IS 지지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이제 로마, 런던, 그리고 워싱턴”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며 이들 3곳에 대한 테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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