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는 1954년에 세워졌지만 1897년 평양에서 문을 연 숭실학당의 찬란한 역사를 잇고 있다. 미국인 기독교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가 숭실학당을 열 때 평양시민들이 가락지나 비녀 등을 팔아 건립비의 절반을 부담한 것으로 유명하다. 숭실학당은 1906년 당시 대한제국으로부터 국내 제1호 4년제 대학으로 인가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대학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하자 1938년 자진폐교로 맞섰다.
서울 숭실대는 평양 숭실대 동문들이 6·25 휴전협정 1년 후 재건한 것이다. 평양 숭실대 출신인 한경직 목사가 초대 학장을 맡아 영락교회 교육관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57년 지금의 상도동에 캠퍼스를 마련했다. 71년 대전대와 통합해 숭전대로 변신했으나 87년 다시 분리해 숭실대로 환원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컴퓨터 교육을 시작한 덕분에 IT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민족주의자 조만식 선생과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 선생이 평양 숭실대 출신이며, 서울 숭실대 동문 중에는 목회자가 특히 많다.
성기철 논설위원
숭실대학은… ‘국내 1호’ 4년제 평양 숭실대가 뿌리
입력 2015-11-17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