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G조 6차전(한국시간 17일 오후 9시·비엔티엔)은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게 특별한 경기다. A매치 8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34·은퇴)도 28세에 A매치 80경기(2009년 6월 17일·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이란전)를 채웠다. 기성용은 박지성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국 축구의 ‘전설’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슈틸리케호’의 주장 기성용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날은 2008년 9월 5일이었다. 허정무 당시 대표팀 감독은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 FC 서울의 19세 신예 미드필더 기성용을 선발로 내보냈다. 한국은 안정적인 공수 조율을 한 기성용 덕분에 1대 0으로 이겼다. 이후 기성용은 한국의 중원을 지키는 필수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셀틱으로 이적한 기성용은 기량이 급성장했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1년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후 역할은 더욱 커졌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기성용은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5 호주아시안컵 등에서도 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다.
기성용은 대표팀 사령탑과 전술이 바뀌어도 살아남았다. 그는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A매치 출장 횟수(79회)를 자랑하고 있다. 비슷한 또래의 이청용(27·69회)과 구자철(26·51회)을 압도한다. 자기 관리를 잘해 왔으며, 주전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다.
기성용은 라오스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이끌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면 각종 기록이 쏟아진다. 우선 연간 A매치 최다 무실점 경기 수가 ‘17’로 늘어난다. ‘슈틸리케호’는 올해 A매치에서 15승3무1패를 기록 중이다. 이 중 16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6경기 무실점은 1970년, 1975년, 1978년에 달성한 연간 A매치 최다 무실점 경기(13경기)를 3경기나 넘어선 신기록이다. 또 이번에 라오스를 꺾으면 16승으로 연간 A매치 최다승 부문에서 단독 2위(최다승 18승·1975년, 1978년)로 올라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전설’ 향하는 기성용… 태극호 심장 자리매김
입력 2015-11-16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