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던 자리에 들어선 미국 뉴욕 원-월드트레이드센터 건물이 14일(현지시간) 파란색, 흰색,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이날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중국 상하이의 468m 높이의 방송탑 동방명주 건물도 프랑스의 삼색기 색깔들이 장식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13일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물결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각국 랜드마크에 추모를 상징하는 프랑스 삼색기 조명이 비춰지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희생자 추모 글들이 잇따랐다.
세계고층건물협회(WFGT)에 소속된 23개 회원사는 파리 테러 이튿날 애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삼색 조명 점등행사를 벌였다.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영국 런던의 런던 아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그리스도상,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등에 삼색 조명이 비춰졌다.
테러가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벌어진 만큼 스포츠계의 추모도 잇달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사건 다음날 스위스 로잔 본부에 조기를 게양했다. 같은 날 스웨덴과 덴마크 축구대표팀 경기가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프렌즈아레나에서는 경기장 외관의 조명을 프랑스 삼색기 색깔로 빛나게 해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합창단은 이날 푸치니의 ‘토스카’ 공연 시작 전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합창해 희생자들을 기리기도 했다. 팝가수 마돈나는 테러 당일인 13일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에서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직접 기타를 들고 샹송 ‘라비앙로제(장밋빛 인생)’를 불렀다.
전 세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테러 직후 프랑스어권인 캐나다 몬트리올에 시민 500여명이 모여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지킨다”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모여 추모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도 프랑스인 유학생 등 수십명이 모여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SNS에서도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 추모 분위기가 일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PrayforParis(파리를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반전(反戰)을 상징하는 ‘피스 마크’에 프랑스 에펠탑을 겹쳐 그린 이미지가 유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프랑스 삼색기를 프로필 사진에 겹쳐 추모 메시지를 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은 현 프로필 사진에 프랑스 삼색기 색을 겹쳐 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프랑스와 파리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프로필 사진을 변경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을 띄웠다. 이 기능을 쓰면 손쉽게 사용자의 원래 프로필 사진에 삼색기 모양의 필터를 적용시킬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애도의 뜻을 밝히며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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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5 22:01 수정 2015-11-15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