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생일상’ 받은 신격호… 아들 경영권 다툼 내홍 속 생일 전날 면세점 실패 비보

입력 2015-11-15 21:55

신격호(93·사진)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5일 우울한 생일상을 받았다. 전날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 수성에 실패한 데다 장·차남 간 그룹 경영권 다툼 역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4일 발표된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본점과 월드타워점 중 월드타워점 특허를 두산에 내줬다.

면세업계에서는 지난 7월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면세 특허 갱신을 의심하는 분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싸움이 열기를 더하면서 롯데면세점에 대한 부정적 여론 역시 확대됐다. 신 회장이 지난 9월 국정감사장에서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를 내세우며 부정적인 여론을 다소 잠재우는 듯했지만 신 전 부회장의 지난달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은 다시 악화됐다.

신 회장은 이날 부친이 머무는 롯데호텔을 찾은 자리에서 면세점 특허 상실과 관련, “99%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협력업체를 포함해 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분들에 대한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 역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경영권이나 면세점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그룹과 형님은 관련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신 회장은 만찬 시간인 오후 7시보다 앞선 오후 4시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찾았다가 1시간쯤 뒤에 나왔다. 집무실에는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해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자료를 통해 “이번 선정 결과에 나타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앞으로도 세계 1위 면세기업으로의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며 “호텔 상장은 물론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기업 롯데를 향한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