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환절기와 알레르기 비염

입력 2015-11-16 19:25
이흥만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답답한 숨소리, 훌쩍거림과 재채기 소리를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환절기다. 공기 중 미세먼지가 많고 날씨도 건조한데다 기온 변화도 심한 때여서 코 막힘, 콧물, 재채기, 눈과 피부 가려움 등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기승을 부린다.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5.1%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연령별로는 전체 환자 중 20대가 22.5%로 가장 많다. 또 환자 중 여자(17.2%)가 남자(13.0%)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계층은 9세 이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먼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같은 항원이 콧속 점막을 자극했을 때 과민반응을 일으키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릴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나서 시작될 수도 있는데, 일단 시작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이 문제다.

진단은 병력 청취, 비강 내시경 검사 및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고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란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과 함께 평생 같이 간다는 생각을 갖고 치료에 임하면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최근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들은 복용 후 졸림 증상이 거의 없다. 만약 비염 약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찾는 것이 좋다. 코 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고주파 및 미세절삭기 등의 도구를 이용한 시술로 쉽게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부분마취로 5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시술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암이나 심장혈관질환처럼 목숨을 위협하거나 급하게 치료해야 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제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수면장애 등을 합병해 더 큰 고생을 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큰 불편 없이 지내는 환자가 많지만, 치료 없이 불편함을 가진 채로 지내는 환자 또한 많은 게 알레르기 비염이다. 적절한 검사와 치료로 쾌적한 공기를 마시느냐, 불편함과 함께 지내느냐는 본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일 뿐이다.

이흥만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