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14일 새벽(현지시간)까지 프랑스 파리가 2001년 9·11참사 이후 최악의 테러에 짓밟혔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파리 중심의 바타클랑 콘서트홀과 축구경기장 등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총기·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무려 480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전 세계로 테러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극악무도한 무차별 대량 학살을 저지른 IS에 준엄한 심판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IS를 배후로 지목했고,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시인했다. IS가 최근 보름간 아프리카(이집트) 아시아(레바논)에 이어 유럽까지 3개 대륙에서 대규모 테러 사건을 저지른 셈이다. 이처럼 신생조직으로 인식돼오던 IS는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테러조직으로 변모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장악해 지난해 6월 건국까지 선언했으나 최근 연합군의 공격으로 영토의 일부를 잃자 해외로 테러 대상지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어느 곳도 테러로부터 안전을 자신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테러는 무장하지 않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상한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문명적·반인륜적·반인도적 범죄다. 인류를 위협하는 IS를 소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하겠다. IS는 앞서 요르단 전투기 조종사를 공개 화형하거나 문화 유적지를 파괴하는 등 온갖 만행을 일삼았다. 때마침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테러리즘 근절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한다. 중동 국가들도 IS를 비난하고 나섰다. IS와 같은 폭력적 극단주의가 지구촌에서 발붙일 수 없도록 테러 자금줄 차단 등 각국이 힘과 지혜를 모아 조속히 IS 응징에 나서야 한다.
유럽 난민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의 확산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난민으로 위장해 프랑스에 들어간 테러범이 있다지만, 기아와 핍박 등 절박한 처지에서 조국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이 유럽인들의 적(敵)일 수는 없다.
끔직한 테러에도 파리 시민들은 용기와 단합을 보여줬다. SNS를 통해 “학살 장소를 겨우 빠져 나온 시민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자”고 호소했고, 다음날 새벽에는 부상자들을 위해 헌혈하기 위해 앞 다투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우리도 배워야 할 덕목이다.
15일 오후 현재까지 이번 테러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해외를 여행 중인 우리 국민들의 안전 보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에서의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기존 예방체계를 면밀하게 재점검해야 한다. 정치권은 국회에 계류 중인 대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심의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사설] 극악무도한 IS의 ‘파리 테러’를 규탄한다
입력 2015-11-15 18:12 수정 2015-11-15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