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부 치안국은 14일 오전 파리 테러 사건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웨이보를 통해 사진 몇 장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11월 13일 블랙프라이데이에 파리가 사상 최악의 테러 공격을 받아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구 다른 편 신장의 경찰은 56일간의 추격 끝에 총공격을 감행해 중대한 전과(戰果)를 얻었다.”
홍콩 명보는 “공안부의 글은 지난 9월 18일 신장위구르 아커쑤 지구 바이청현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테러 발생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흉기를 든 무장 괴한들이 탄광을 습격해 경찰 5명을 포함해 최소 50명이 숨졌다. 괴한들은 현장 파출소를 먼저 공격해 경찰 복장을 입고 탄광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피해자들은 대부분 한족이었다. 중국 언론이나 당국에서는 그동안 바이청현 탄광 테러에 대해 사실을 확인한 적이 없었다.
공안부의 웨이보 글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우선 민감한 테러 발생 사실을 공안 기관이 직접 확인했다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국민들을 향해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파리 테러와 연관지은 것은 프랑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신장 지역에서는 2009년 7월 중국 통치에 반발하는 위구르족과 한족이 충돌해 197명이 사망하는 등 민족 간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장문제 전문가인 시사평론가 장자오융은 “최근 들어 신장 지역에서 폭력 테러는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리웨이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대(對)테러 연구센터 주임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발호와 함께 중국인들의 가담이 늘어가면서 중국은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테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파리와 같은 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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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