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름이 뭐예요?” “저희 그냥 좋아서 하는 건데….” 처음 함께 음악을 하던 2008년, 그들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좋아서 하는 밴드’는 기타, 우쿨렐레, 아코디언을 들고 서울 홍대 거리에서 버스킹(거리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레 붙여진 이름이었다. 음악이 좋아서 거리로 나섰고, 그들의 음악에 반응한 사람들이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7년 동안 ‘좋아서 하는 밴드’(좋아밴)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버스킹만으로 3만장을 팔았던 좋아밴은 홍대 거리에서 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좋아밴은 최근 훨씬 정교해진 정규 앨범 2집 ‘저기 우리가 있을까’를 발표했다. 좋아밴 멤버 조준호(퍼커션·우쿨렐레), 손현(기타), 안복진(아코디언)을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연습실에서 만났다.
좋아밴은 세 멤버 모두 작사·작곡·편곡까지 가능한 싱어송라이터다. 곡을 만든 사람이 노래도 부르는 게 좋아밴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음악감독 이병훈(우쿨렐레피크닉 멤버)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곡에 가장 적합한 목소리가 보컬을 맡았다. 왜 이런 변화가 필요했을까.
“7년을 해 오면서 멤버 변화도 있고(베이스 백가영이 독립했다), 멤버 각자가 음악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달라진다는 걸 느꼈어요. 모두 어쿠스틱을, 포크 음악을 좋아하지만 디테일하게 다른 점이 생기는 거예요.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새 정규 음반이 옴니버스 느낌이 될 것 같더라고요.”(조준호)
이병훈 프로듀서는 좋아밴의 음악 색깔을 최대한 살리는 선에서 앨범을 지휘했다. 조준호는 “프로듀서는 좋아밴의 색깔이나 정서를 더 유지하려고 했고, 저희도 저희 음악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완성도 높은 앨범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버스킹 스타였던 이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두려면 틈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콘서트는 지루할 틈이 없다. 음악과 이야기, 이벤트가 적절하게 배치돼 있다. 매년 여름 복날 즈음 열리는 ‘보신 콘서트’는 피트니스클럽, 삼계탕, 더위사냥 등의 콘셉트에 따라 들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무대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공감 가는 이야기, 편안한 멜로디, 따뜻한 감성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게 좋아밴의 음악이다. 앞으로는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까.
“예전부터 저희를 좋아해주신 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찾아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함께 나이 먹고, 새로운 팬들이 듣기에도 공감할 만한 음악을 계속 만들어내는 거죠.”(안복진)
“라이브 무대도, 앨범도 완성도 높은 음악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좋아밴의 음악을 계속 들려드리도록 실력을 더 쌓아가려고 합니다.”(손현)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가려고 해요. 사무실로 찾아가 공연을 보여드리는 ‘사무실 구석 콘서트’처럼 색깔 있는 콘서트도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힘으로 음악만 해서 살아가는 여정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조준호)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인터뷰] 정규앨범 2집 낸 ‘좋아서 하는 밴드’… “팬과 공감의 폭 넓히는 음악 만들 것”
입력 2015-11-15 19:14 수정 2015-11-15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