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진위 논란이 일고 있는 ‘증도가자’(證道歌子·사진)의 존재를 처음 발표한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다시 한번 “진품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청주 고인쇄박물관의 금속활자 7점을 비파괴 분석 방식으로 조사한 뒤 위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남 교수는 14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학술대회에서 ‘증도가자 위작 시비에 대한 반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과수가 증도가자를 위조품으로 추정한 근거인 활자의 부식과 성분비, 서체와 직진도 등에 대해 반론을 폈다.
그는 “고대 청동 유물을 보면 내부에서부터 부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활자의 내부와 외부 성분비가 다르다는 국과수의 분석은 오차가 클 수 있어 결과 도출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활자의 획이 곧게 뻗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비교 대상으로 삼은 국립중앙박물관의 활자는 많이 사용해 획이 마모된 것으로 국과수가 의도적으로 차이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도가자 활자는 목판 번각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에서 해당 글자를 뽑아 대조하면 쉽게 유사성을 알 수 있는데도 국과수는 검증되지 않은 서체 비교 프로그램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증도가자는 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활자인데 조사 활자와 증도가 번각본을 비교하면 막연히 유사할 뿐 일치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증도가자의 논거로 제시한 먹의 방사성 탄소연대 분석과 금속성분 분석도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증도가자 논란이 계속되자 문화재청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문화재 지정 조사를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증도가자 진품 틀림없다”… 증도가자 알린 남권희 교수, 국과수 ‘위조 가능성’ 반박
입력 2015-11-15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