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지하디 존, 美 드론 공습에 사망”

입력 2015-11-13 21:54
레바논 군인들이 12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의 한 쇼핑몰 근처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외국인 인질 참수 영상에 연이어 검은 복면 차림으로 등장한 영국인 대원 ‘지하디 존’(본명 무함마드 엠와지·사진)이 12일(현지시간)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쿡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라카에서 엠와지를 겨냥해 공습을 진행했다”며 “곧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존의 사망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ABC방송과 CNN방송 등은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존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ABC에 “엠와지가 라카의 한 건물에서 나와 차에 오르다가 제거됐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부수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깨끗한 타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쿠웨이트에서 태어나 6살 때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 엠와지는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한 예의바른 학생이었지만 무슬림에 대한 영국 정부의 부당한 대우에 급진주의자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S는 러시아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까지 유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CNN방송 등에 따르면 IS는 홍보 조직인 알하야트 미디어가 러시아어로 제작한 5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 “머지않아 피가 바다처럼 흘러넘칠 것이다. 이교도의 목이 칼 앞에서 벌벌 떨게 될 것”이라며 “크렘린은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IS는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 지역에서 두 차례 폭탄이 터져 최소 43명이 숨지고 239명이 다쳤다. IS는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시아파 이단자들이 모였을 때 우리의 순교자 영웅이 그 중앙에서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즉각 보복을 천명했다. 테러 현장을 방문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IS를 ‘테러리스트’라 지칭하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와의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