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도박 및 알코올 중독이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207만명이 도박 중독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성인 인구의 5.4%에 해당된다. 이들은 중위험군과 문제군에 해당하는 단계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정도로 도박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보사연은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도박이 확산되면서 불법 도박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 불법 온라인 도박은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워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검찰과 경찰이 도박범죄 근절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조직적 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키로 했고, 도박 참여자도 형사처벌키로 한 점은 엄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도박 중독은 단속 못지않게 예방과 치료, 재활 등 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보사연 조사 결과 성인의 12.7%가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속한다는 집계도 충격적이다. 더욱이 이 중 절반 정도는 가족·직장 관계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을 수 있는 사용장애추정군에 포함될 정도로 심각했다.
도박과 알코올 중독은 쉽게 완치되지 않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징후가 보이거나 증세가 나타나면 의료 및 상담기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알코올 중독 예방법으로 청소년들 대상으로 바람직한 음주교육을 실시하거나 단계적으로 주류에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겠다. 도박 및 알코올 중독은 가족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경제적·법률적 문제를 일으키고 이는 결국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된다는 데 유념해야겠다.
[사설] 도박·알코올 중독 실태 이토록 심각하다니
입력 2015-11-13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