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네가 어디에 있느냐?

입력 2015-11-13 18:01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네가 어디에 있느냐?”

사람과 삶은 살아있는 동안은 한 몸이지요. 내 삶이 없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으나 죽은 사람입니다. 내가 정신없이 살고 있다면 그 또한 귀신 된 삶입니다. 다들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사람이라는 생명체의 세상살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질의 생산력과 관념의 생산력이 다른 생명체에 비해 탁월함을 봅니다. 2015년 지구촌 전체에 기계 상품 등 물질의 생산은 차고 넘칩니다. 제도 이념 가치 등 관념의 생산 역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차고 넘침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의 착취를 통한 물질의 성장은 우리에게 노동의 고통을 가져다 줬습니다. 정보화 시대 물질의 성장은 노동의 소외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자기 관념의 절대화는 서로를 원수지간으로, 불통의 시대로 갈라놓았습니다. 끊임없는 갈등의 일상화입니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아니 하니라.”(눅 12:15) 내 것이라는 소유와 집착, 내 아집의 탐심에 대해 성찰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악과를 침범한, 인간의 내 것이라는 마음 작용은 자신이 생산한 물질을 자기 소유로, 자기 관념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물질과 관념의 노예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기 절대화의 결과입니다. 자신이 자신에게 묶여버린, 죄인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마가복음 14장 36절에서 예수님은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합니다. 주님이 사라진 시대에 눈부신 물질성장을 이뤘고 화려하게 치장한 주장들이 난무합니다. 하지만 피조물의 신음은 그칠 줄 모르고 우리의 삶은 곤고하고 공허할 뿐입니다.

요즈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거친 말들이 오고가며 소란스럽습니다. 좌파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충정심이라고 합니다. 이는 절대적 자기 관념이 물질화 되었을 때 일방적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경험하고, 곧 그 결과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누가 옳은가라는 자기 절대화에서 무엇이 옳은가로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개는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자기 절대화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마음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입니다.

쇠에서 나온 녹이 결국 쇠를 녹이는 것처럼 죄는 사람에게서 나와 사람을 삼킵니다. 이제 노예의 삶에서 출애굽해야 합니다. 사람의 모습에는 못된 사람, 덜된 사람, 다된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못된 사람, 덜된 사람임을 고백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까지 자기 절대화 속에 저질러 놓은 우리 자신들의 죄의 도성을 허물어야 합니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되물어 봅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오규섭 대구 이웃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