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영어 점수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측됐다. 문과는 국어, 이과는 과학탐구도 변별력이 있다고 분석됐다. 수학은 ‘물수능’ 논란을 빚었던 지난해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됐다. 지난해 수능과 달리 문·이과 모두 어느 정도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 EBS 암기만 한 수험생 낭패
이과생이 보는 A형은 6월 모의평가 또는 지난해 수능 수준(만점자 1.37%)에 난이도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이 1.91%였는데 9월 모의평가 때 6.12%로 오락가락했다.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는 11번(이하 홀수형 기준)이 꼽혔다. 문법에서 음운변동을 묻는 것으로 3점짜리였다.
B형은 만점자 비율이 0.09%로 지난해 지나치게 어려웠던 수능에 비해 조금 쉬웠다. 다만 6월 모의평가(만점자 4.15%)와 9월 모의평가(만점자 1.29%)보다 체감 난도가 높았다. 문학은 쉬웠지만 독서 파트가 어려웠다. 최고난도 문항은 30번(과학 지문 3점)으로 ‘중력’ ‘부력’ ‘항력’ 등 물리학 개념이 동원됐다. 지문에서 개념이 설명됐더라도 문과생들에겐 버거울 수 있는 문제다.
특히 EBS 연계 교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따라서도 체감 난이도가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A·B형 모두 71.1% 비율로 연계됐지만 연계 방식이 예년보다 까다로웠다. EBS 교재 지문을 약간 응용하던 문항을 줄이고 개념이나 원리, 자료 등을 재구성(축소·확대·변형)해 출제한 문항이 많았다. 단순히 EBS 교재를 암기하며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수학, 약간 어려워져
지난해 대입에서 ‘이과 변별력 상실’의 진원지로 꼽힌 B형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워져 변별력을 갖췄다. 지난해 수능 수학B형 만점자 비율은 4.30%나 됐다. 한 문제라도 틀리면 등급이 추락했다.
올해는 29번과 30번 문항(4점씩)이 상위권 변별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9번은 공간벡터 내적의 최댓값을 해결하는 문제고, 30번은 함수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함수식을 표현해 정적분의 값을 계산하는 것이다. 다른 문항들은 평이했다는 평가다.
문과생이 보는 A형도 만점자가 2.54%였던 지난해 수능보다 조금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다. 6월과 9월 모의평가 만점자가 각각 1.55%, 1.17%였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유형이 거의 없어 수험생들이 특별히 애먹은 문제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도형에 응용된 무한등비급수(15번),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로부터 일반항을 구하는 문제(19번) 등 기출문제의 정형화된 유형이 출제됐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개념학습과 기출문제의 반복학습이 제대로 된 학생은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예상 깨고 어려워
2018학년도에 절대평가 전환이 예고된 영어는 정부의 ‘쉬운 영어’ 기조와 달리 지난해보다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는 3.37% 수준이었다. 6월 모의평가는 4.83%, 9월 모의평가 4.64%로 ‘물수능’ 논란을 빚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더 쉬웠다. 수험생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영어를 쉽게 출제하겠다고 기대감을 잔뜩 부풀리고 실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대단히 쉽게 출제했다. 수험생들의 수능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EBS 연계 방식이 달라진 탓에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들어맞았다. 출제 당국은 EBS 교재의 한글 해석본을 달달 외우는 ‘꼼수’를 막기 위해 EBS 연계 문제를 변형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EBS 연계 방식이 달라져도 어렵지 않도록 출제했으나 실제 수능에서 이 부분을 어렵게 내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는 분석이다.
탐구, 과목별 난이도 벌어져
국어, 수학, 영어가 전년 대비 어려웠지만 쉬운 수능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올해도 탐구 영역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다. 사회탐구의 경우 경제와 동아시아사가 지난해 수능은 물론 올해 6,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 경제에서는 8, 15, 20번처럼 EBS에서 등장하지 않던 신유형이 출제됐다. 동아시아는 어려운 주제를 생소한 사료로 제시해 체감 난도를 올렸다. 과학탐구에서는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이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다.
전수민 이도경 기자 suminism@kmib.co.kr
[2016학년도 수능] 국어·과탐 변별력… 중·상위권 체감 난도 높았다
입력 2015-11-12 22:00 수정 2015-11-13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