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각 영역에서 2∼5문제씩 신(新)유형과 고난도 문제가 출제됐다.
영어 영역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 한 34번은 시인 월트 휘트먼의 작품을 제시한 ‘빈칸 추론’ 문제였다. 휘트먼이 기존 영미 시인과 달리 새로운 방향성을 추구했다는 내용이 참신했다.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문제여서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한 문항으로 평가됐다.
또 다른 문화를 배격하는 경향이 있는 동시대중심주의와 자문화중심주의의 흐름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22번 문항, 돈이 목적에 대한 수단이 아니라는 철학적 내용이 담긴 38번 문항이 변별력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국어 영역에서는 라디오 대담을 바탕으로 답사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 1, 2번 문항, 시(詩)를 제시하고 창작 계획을 묻는 문항 등이 신유형으로 꼽혔다. 국제뉴스에 등장하는 ‘희토류’를 소재로 한 문제나 ‘돌림힘’과 ‘애벌랜치 광다이오드’ 같은 생소한 용어가 제시되기도 했다.
최고난도 문제로는 물체 낙하 속도를 다룬 지문이 제시된 B형 30번 문항이 언급됐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중력·부력·항력 등의 개념이 등장하는데 학생들이 여러 개념 간 역학관계까지 이해하고 보기 글까지 고려해야 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A형에서는 객관식 마지막 문항인 21번과 주관식 28, 30번 문항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28번 문항은 미분계수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으면 함수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였고, 30번은 함수를 도출해 그림을 그리고 부등식의 영역까지 들어가야 해 상위권 학생도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함수와 기함수의 관계를 이용해 미분까지 활용해야 풀 수 있었던 20번 문제 역시 신유형 문제였다.
사회탐구 ‘한국사’ 과목 20번 문제에선 지난 6월 남북이 공동 발굴을 재개한 개성 만월대 유적에 관한 문제가 시의성 있는 문항으로 꼽혔다. ‘사회·문화’ 과목에서 임산부가 목에 걸고 다니는 ‘임산부 카드’를 소재로 문화의 속성을 묻는 6번 문제가 눈에 띄었고, ‘법과 정치’ 과목에선 법에 규정된 최저 시급을 받지 못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의 사례를 제시하고 법적 판단을 묻는 12번 문제가 시사성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2016학년도 수능] 영역별 2∼5 문제씩 신유형·고난도 문제 출제
입력 2015-11-12 22:01 수정 2015-11-13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