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2일 수험생 실수로 다른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거나 지각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해프닝이 벌어졌다. 수능에 도전한 70대 할머니, 몸이 아픈 가운데 시험을 치른 학생 등 훈훈한 이야기도 많았다.
경남에서는 수험표를 분실한 A양이 남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다. A양은 오전 8시20분쯤 경남 김해교육지원청을 찾아가 “수험표가 없어서 고사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지원청은 A양 이름 등으로 고사장을 알아냈지만 이미 입실 시간인 오전 8시10분이 지났고 거리가 멀어 시험 시간인 8시40분 전에 도착도 불가능했다. 이에 A양은 지원청에서 가장 가까운 남학생들 시험장으로 이동해 별도 교실에서 시험을 봤다.
대구에서는 수험생 3명을 태운 한 학부모가 내비게이션에 ‘영진고’(대구 북구)를 ‘영남고’(대구 달서구)로 잘못 입력해 엉뚱한 시험장에 도착했다. 두 학교 거리가 멀어 이 학생들은 영남고에서 시험을 치렀다.
5분을 지각해 시험을 못 본 수험생도 있었다. 전북 군산 한 고교에서 수능을 치를 예정이었던 B군은 이날 오전 8시45분 시험실 앞 복도에 도착했지만 5분 전 시험이 시작돼 입실이 허용되지 않았다.
올해 수능 응시자 중 최고령인 조명자(79) 할머니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사범대 부속여고에서 시험을 치렀다.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할머니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일성여중고를 다닌 뒤 수능 시험을 봤다.
새벽에 건물 청소일을 마치고 수험장으로 달려온 70대 수험생 할머니도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을 끝으로 학업을 중단했다가 뒤늦게 다시 공부한 이화자(72) 할머니는 조 할머니와 같은 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다. 이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을 혼자 키웠으며 학교 재학 중에도 청소일로 생계를 꾸려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5시까지 일을 하고 시험장으로 나왔다.
경기도에서는 급성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수험생이 병원 무균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등 몸이 불편한 학생 12명이 9개 병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부산에서는 수험생 5명이 시험장 반입이 금지된 휴대전화와 전자사전을 갖고 입실했다가 쫓겨나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한 학생은 휴대전화 알람이 울려 감독관이 퇴장을 지시했지만 불응하다가 경찰관까지 출동한 끝에 쫓겨났다. 인천에서도 한 수험생이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 두었다가 점심시간에 꺼내 모바일 메신저를 하다 적발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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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수능] 수험생 3명 엉뚱한 학교서 시험… 내비에 ‘영진고’를 ‘영남고’로 잘못 입력
입력 2015-11-12 22:12 수정 2015-11-12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