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목회자들이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목회자 250여명은 서울 중구 을지로2가 향린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연 뒤 광화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시국기도회에서 기장 전 총무였던 김상근 목사는 이사야 62장 1∼3절, 에스라 1장 1∼4절, 마가복음 2장 27절을 본문으로 ‘공의가 빛처럼 드러날 때까지’라는 설교를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것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제정치를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 사회로 나아가던 우리가 전제정치라는 절벽을 마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으며 우리가 하나님과 합작할 때만 올 수 있다”며 “공의가 빛처럼 드러나고 구원이 횃불처럼 나타날 때까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참석 목회자들은 예배를 마치며 ‘독재자의 계략을 멈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국정화 속에 내재돼 있는 박근혜 정부의 독재의식으로부터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결의는 정의와 공의를 이 땅 위에 내려주신 은총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믿음으로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목회자들은 흰색 가운과 보라색 스톨을 입고 ‘정의평화순례’에 나섰다. 나무 십자가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국정화 철회’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및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기아차 노조원들을 찾아 방한복 등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2015 수능일 세월호 기억행동 아이들의 책가방’ 행사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한 뒤 기도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기장 목회자들 “국정교과서 철회”… 향린교회서 시국기도회
입력 2015-11-12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