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층 현대차 신사옥 조성 탄력 받는다… 강남구 “한전 변전소 이전 허가”

입력 2015-11-12 21:33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변전소 이전 문제가 해결되면서 현대차 신사옥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시도 현대차와의 사전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 2017년 1월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12일 “한전부지 새 주인이 된 현대차를 환영하며 세계 최고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부지 내 변전소 이전 허가 방침을 밝혔다. 105층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는 현대차그룹 통합 사옥이 들어선다.

구는 “서울시의 잘못된 규제를 바로 잡고자 기다렸지만 개선되지 않고, 수백조원에 달하는 공공이익을 낼 현대차 사옥 조성 사업을 마냥 발목 잡을 수 없어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그동안 현대차의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둘러싼 서울시와의 이견 해결이 먼저라며 변전소 이전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왔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가 제출한 옛 한전 별관동 건물 지하에 있는 3924㎡ 규모의 변전소 이전·증축 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현대차는 또 9월 24일 매입금 잔금을 완납해 새 변전소 부지도 소유하게 됐다고 구는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전부지 지하에 있는 변전소는 부지 내 가장자리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큰 틀에서 타결한다는 목표로 현대차와 GBC 조성을 위한 사전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인허가 등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공공성 있는 계획서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

시는 신청사 3층에 ‘현대차 GBC 부지 사전협상 회의실’을 마련했다. 3층은 각종 건축·토목 관련 부서들이 모여 있어 인허가 업무를 집중 논의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5일 옛 한전 사옥에서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과 만나 GBC 조성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변수들이 있지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7년 1월 GBC 조성사업 착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공공기여금에 대한 이견을 얼마나 좁혀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18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행정사무감사에 신연희 강남구청장 등 강남구 직원 4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신 구청장이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강남구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와 이유를 따지기 위한 것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