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천국의 시간

입력 2015-11-13 18:32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면 결국 그 사람 앞에 서게 됩니다.”

이 문장은 오래 전에 히트를 쳤던 어느 커피광고의 문안이다. 이 문안을 읽는 순간,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르며 왈칵 눈물이 솟구쳤었다. 그즈음 뇌성마비 시인 송명희님께 선물로 받은 시집을 읽으며 ‘어찌 이렇게 연인을 사랑하듯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는가.’ 예수님을 향한 그녀의 사랑 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독신인 그녀가 마치 남편을 사랑하는 듯, 정혼한 약혼자를 그리는 것 같은 그녀의 시집 속에 가득한 사랑의 고백이 부럽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했었다.

한데, 요즘은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사랑하는 이와 단 한순간도 떨어질 수 없어서 결혼을 하듯이 사랑하는 예수님과 동거 동락하는 삶의 시작이 바로 기도인 것을 골방기도 안에서 날마다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신부인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첫 번째 믿음의 행동은 오직 기도 안에서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신랑이신 예수님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정작 사랑하는 이와는 데이트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그를 목숨보다 사랑하노라 말하며 그의 이름으로 온갖 봉사와 헌신과 전도를 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만나주지도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이며 그의 이름만 도용하는 껍질뿐인 가짜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나의 신랑 되신 예수님의 얼굴을 맞대고 보는 그날이 실현되기까지 말씀의 거울 안에서 늘 내 모습을 비춰보며 등과 기름을 준비하고, 웨딩드레스인 세마포 옷이 흰 눈같이 순결하게 유지되도록 성실히 신부수업을 쌓아야 하리라. 마침내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나의 신랑 예수님 앞에 서기까지 말이다. 이른 아침, 예수님과의 데이트장소인 내가‘나의 예루살렘’이라고 명명한 기도방문을 여는 그 순간부터 나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시작된다. 박강월(수필가· 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