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비효율적? ‘낙하산’ 부담?… 취임식 생략한 국토부 장관

입력 2015-11-12 20:41 수정 2015-11-12 21:41

강호인 국토교통부 신임 장관이 12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강 장관의 출발은 다른 장관과 달랐다. 강 장관은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기존 주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취임사만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전날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환영을 받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의 모습과 판이했다. 김 장관은 30년 가까이 해수부에서 일했다.

국토부의 공식 설명은 이렇다. 바쁜 시간을 빼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 직원들의 불편을 강 장관이 고려했다는 것이다. 강 장관은 직원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취임식을 열기보다 각 부서를 돌면서 직원 한 명 한 명을 만나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토부 직원들의 해석은 다르다. 직원들의 불편한 심기를 고려해 취임식을 취소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토부의 한 과장은 “직원들이 외부 인사에 거부감을 가진 상황에서 강 장관이 몸을 낮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 장관은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을 거쳤다. 재정·공공기관 전문가로 국토부 관련 업무는 거의 담당하지 않았다.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장관(2011∼2013년) 이후 박근혜정부 들어 국토부 수장 자리는 모두 외부 인사가 차지해 왔다.

청와대가 강 장관을 국토부 장관 내정자로 발표한 지난달 19일 한 국토부 과장은 “이번에는 국토부 출신 인사가 장관이 될 줄 알았는데 또 외부 인사가 장관으로 왔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국토부 제2차관으로 기재부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은 직원들의 패배감을 증폭시켰다. 노조는 당시 “국토부는 기재부의 2중대가 되길 거부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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