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이 보입니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베네수엘라와의 B조 예선 3차전을 앞두고 던진 황재균(롯데)의 자신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황재균은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한국의 7회 콜드게임 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첫 콜드게임이다.
한국은 12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전에서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13대 2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예선 성적 2승1패를 기록한 우리 대표팀은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한 번 터진 타선은 식을 줄 몰랐다. 전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이틀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리드오프 정근우(한화)가 4타수 2안타로 밥상을 차렸고 3번 타자 김현수(두산)도 이틀 연속 3타점을 거두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김현수는 4타수 2안타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3루수 겸 7번 타자로 나선 황재균은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타자들이 즐비한 대표팀 타선에서 이날만큼은 군계일학이었다. 1회말 김현수의 선제 2타점 적시타 후 2사 1, 2루 첫 타석에서 깔끔한 중전안타를 날린 황재균은 3-2로 앞선 4회말, 7-2로 리드하던 5회말 잇달아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2-2로 앞선 6회말 무사 2루서 때린 내야안타까지 더해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자존심을 세운 맹타였다.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교체 출전 해 삼진을 당했던 황재균은 도미니카전에서도 타선이 10득점을 몰아칠 때 볼넷 1개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몇 차례 실책성 플레이를 펼쳤던 터라 황재균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황재균은 경기를 마치고 “실책을 범해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서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데 (이)대은이가 삼진으로 잘 마무리를 했고, 그 이후에 점수가 더 나면서 마음이 편해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선 이대은(지바롯데)의 호투가 돋보였다. 이대은은 5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1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서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부상을 당했던 우규민(LG)은 6회에 등판해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으며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김인식 감독은 “오늘은 어제 경기 후반부터 터진 타선이 초반부터 활발했다. 이틀 연속으로 많은 득점을 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고 부상자도 많다. 하루 휴식을 취하고 멕시코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4일 오후 7시 대만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B조 예선 4번째 경기를 치른다.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관련기사 보기]
[프리미어12] 잠잠했던 황재균도 터졌다… B조 베네수엘라전 13대 2 콜드게임 승
입력 2015-11-12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