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39광년(약 370조㎞)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행성이 발견됐다.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면서 지구보다 온도는 높은 금성과 여러 면에서 비슷해 ‘쌍둥이 금성’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 행성에는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어 지구 밖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연구팀이 칠레의 천문관측소에서 지난 5월 이 행성을 발견해 네이처에 보고했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행성의 이름은 ‘GJ 1132b’로 지어졌다.
GJ 1132b는 바위와 철로 이뤄졌으며 지름은 1만4806㎞다. 지구보다 크기는 16%, 질량은 60%가량 크다. 지구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모성(母星)과의 거리가 가까워 온도가 232도에 달할 정도로 매우 뜨겁다. 연구팀은 모성의 움직임과 빛을 관찰하던 중 모성으로부터 225만㎞ 거리에 GJ 1132b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그보다 30여배 더 멀다. 높은 온도 탓에 이 행성에 물이 존재하긴 힘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기가 존재할 수는 있을 정도의 온도인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데이비드 샤르본노는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지구의 쌍둥이’를 찾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쌍둥이 금성’을 찾았다”면서 “금성과 비슷한 대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만일 그렇다면 하루빨리 그 대기를 마셔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 행성을 연구하는 것은 향후 발사될 우주망원경들의 주요 임무가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내다봤다. 2018년에는 최초의 우주망원경인 허블망원경의 후속 모델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2025년에는 자이언트 마젤란 우주망원경이 발사될 예정이다.
연구를 이끈 재커리 버타-톰슨 교수는 “이 뜨거운 행성에 수십억년 이상 대기가 존재했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생명이 존재할 만한 온도의 행성을 연구하는 데도 좋은 징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대의 천문학자 드레이크 데밍 교수는 “GJ 1132b는 지구에서 가깝고, 지구와 비슷하며 모성의 크기가 작아 다른 행성의 방해를 받지도 않는다”면서 “단언컨대 태양계 밖에서 발견한 그 어떤 행성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쌍둥이금성 ‘GJ1132b’ 관측] 금성판박이 발견… 제2의 지구도 찾을까
입력 2015-11-12 21:59 수정 2015-11-12 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