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달래기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융권 성과주의 월급 인하 아니다”

입력 2015-11-12 19:58

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성과주의는 직원들 월급 낮추라는 것이 아니다”고 12일 말했다. 금융개혁 과제의 일환인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반발하는 금융권 노동조합 달래기에 나선 취지로 보인다.

그는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개혁회의에서 “금융회사가 스스로 자율책임 문화와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아가 금융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면서 “성과주의는 직원들의 월급을 낮추라는 것이 아니라, 업무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는 더 높은 평가와 많은 보수를 받도록 해 그렇지 않은 직원과 차별화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금융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성과주의를 도입해 민간 금융회사에도 성과주의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단계적 확산 방안을 연내에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금융권의 임금협상을 앞두고 성과주의 도입을 강조하면서 첫 목표로 삼은 곳은 시중 은행이었다. 임 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은행권 성과주의 도입을 개혁 과제로 꼽았다. 금융연구원도 같은 날 은행 성과주의 도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시중 은행의 경우, 대부분 지점 단위로 평가를 해서 연봉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금융위는 이를 개인별 평가로 전환하고 성과급 비중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1주일 만에 다시 성과주의를 언급한 임 위원장이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도입”을 강조하면서 “월급 낮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목표와 전략을 바꾸겠다는 의미인지 주목된다.

은행 노동조합들은 “임금체계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산업노조연합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임금체계까지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은 2009년 은행에 신입직원 초임을 20% 삭감하라고 강요했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초법적인 작태”라며 “금융 개혁을 위해선 임금체계 개편이 아니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을 내려 보내 민간은행을 국영기업처럼 주무르고 개혁을 한다며 은행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관치금융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반박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