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가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늦춘 측면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또 수출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수출 침체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업황과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지만 저금리 장기화도 일정부분 작용했다”며 “금리인하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거시경제 상황이 중요했고, 기업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게 시급했기 때문에 저금리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병행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저금리로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제때 구조조정했어야 할 기업들이 대출로 연명하는 부작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으로 당분간 금리인하 조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총재는 또 일부에서 제로금리로의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제로금리의 부정적 영향을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한국도 경제성장이 계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한은이 최대한 빨리 기준금리를 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현 수출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내비쳤다. 그는 “수출 회복이 안 된다면 내수 회복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 경제의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 기업 임금이나 고용에 영향을 줘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지난 7월 이후 5개월째 동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이주열 “한계기업 구조조정 병행할 때”… 금통위, 금리 5개월째 동결
입력 2015-11-12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