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북한노동당 비서는 김정은 당 제1비서의 ‘복심’으로 통한다.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북·중 관계 개선 흐름의 물꼬를 튼 것도 그다. 최 비서는 빨치산 출신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어서 신변 변동 없이는 빨치산 1세대인 이을설 북한군 원수 장례식에 불참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결국 최 비서는 지방의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화 교육이란 과실을 저지른 고급 간부를 농촌이나 탄광 등 지방에 내려보내 노역을 시키는 조치다. 자택에서 자아비판서를 쓰거나 당 간부 교육 기관인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재교육을 받는 등 비교적 가벼운 수위의 처벌도 있다. 최 비서는 2004년 비리 혐의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은 바 있고, 1994년에도 같은 이유로 강등된 적이 있다.
김정은 체제의 핵심 실세였던 그가 해임된 이유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부실 공사가 원인일 것이라는 관측이 신빙성을 얻는다. 고질적인 전력난을 해소하고자 2002년 착공된 발전소는 1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3일 완공식을 가졌다. 김 제1비서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전까지 발전소를 완성하라”고 재촉하는 등 관심을 쏟았으나 완공 후에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처럼 비리 때문에 해임됐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다만 지난 5월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처럼 ‘불경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경우 김정은 체제 특성상 숙청이나 처형 등 보다 강도 높은 처벌을 받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최 비서가 조만간 혁명화 교육을 마치고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8·25합의’의 계기가 된 목함지뢰·포격 도발에 관여한 김상룡 북한군 2군단장이 8월 말쯤 교체된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관측이 나온다. 일단 김 제1비서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병력 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게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김정은 복심’ 최룡해 해임 왜… 백두산발전소 부실공사로 문책 당한 듯
입력 2015-11-12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