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대학연합교회 라원기 목사 “신앙의 젊은이에겐 최후 승리뿐… 좀 늦더라도 주님 뜻대로 될 것”

입력 2015-11-13 18:46 수정 2015-11-13 21:14
‘청년불패’의 저자 라원기 강북대학연합교회 목사가 예배 직후 성도들과 다과를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청년불패(靑年不敗)’. 청년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이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청년들의 암담한 현실을 빗댄 ‘N포세대’ ‘헬조선’ 등 신조어가 쏟아지는 가운데 ‘신앙의 젊은이에게 좌절은 없다’고 외치는 목사가 있다. 최근 ‘청년불패’(예영커뮤니케이션)를 출간한 라원기(51) 강북대학연합교회 목사다. 청년사역자이자 한동대 객원교수인 그는 “사회적 여건만 보면 좌절하기 쉽지만 신앙 안에서 바른 가치관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조금 늦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며 청년을 격려한다.

지난 8일 라 목사를 서울 성북구 길음역 부근에서 만났다. 그는 역 근처에 차를 대고 교회에 오기로 한 청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가 대로변에 있는 게 아니라서 처음 오는 분들은 잘 못 찾아오더군요.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이곳 지리 잘 모르는 성도들 태우러 종종 나옵니다.”

그를 따라 서울 성북구 숭인로의 한 상가건물에 있는 교회를 찾았다. 청년 40여명이 모여 예배 전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성도 대부분은 국민대, 고려대, 성신여대 등 강북 지역 대학 재학생이나 한동대 졸업생, 갓 취직한 청년들이다.

“성도 90% 이상이 청년·대학생이고 제가 10년간 한동대에서 강의하다 보니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학교와 교회에서 대화해 보니 다들 취업·진로뿐 아니라 결혼, 금전문제 등 여러 고민을 품고 지내더라고요. 고민 속에서 방황하는 기독 청년들에게 성경적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책을 쓰게 됐습니다.”

고뇌하는 청년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네는 책은 이미 적지 않게 출간됐다. 기독 출판계도 마찬가지다. 라 목사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아닌 ‘삶의 방향 제시’를 위해 책을 냈다”고 강조했다. 성경적인 삶의 원리를 제대로 알아야 청년들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어떤 역경에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라 목사는 책에서 열정, 우정, 거룩, 결혼, 청지기 의식, 영적 성장 등 기독 청년들의 고민을 10개 주제로 나눠 성경적 대안을 제시했다. 결혼에 대해서는 ‘하나님 앞에서 언약하듯’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평생 헌신적으로 사랑해 실패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업에 대해서는 일터를 단순한 돈벌이나 자아 성취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명지로 생각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 중간 중간 나오는 라 목사의 경험담은 ‘주님 뜻대로 잘된다’는 그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케 한다. 일례로 이성 교제를 설명하는 장에서는 그가 전도사 시절 만나던 연인이 결혼할 사람인지를 놓고 기도하다 기차 속에서 응답을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삶의 모든 만남 속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으니 열심히 간구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개인 경험을 소개했다”며 “각 장에 제시한 내용이나 사례가 자칫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성경이 말하는 삶의 원칙을 충실히 담고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라 목사가 청년들에게 성경적 가치관을 이토록 강조하는 것은 ‘말씀만이 청년의 삶을 건실하게 바꾼다’는 확신 때문이다.

“몇 년 전 교회에 단 한 번도 안 와 본 대학원생 자매가 친구인 우리 성도의 전도로 온 적이 있어요. 기독교에 대해 여러 생각이 많아 보여 ‘질문 있으면 다 해보라’고 했더니 장장 4시간을 질문했습니다. 이후 자매는 제자훈련을 속성으로 받더니 세례까지 받고 유학을 떠났어요. 지금은 미국에서 성실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예수 모르던 청년들이 대학 시절 복음을 듣고 직장과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복음의 씨앗을 받아들인 청년들이 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말씀의 힘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라 목사는 대학 강단과 교회에서 다음세대에 성경적 가치관을 전수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청년을 향해 다음과 같은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인생은 항해와 같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나침반이 없으면 어디로 갈지 몰라 쉬 지치고 맙니다. 청년 시절 창조주를 향한 인생의 방향을 분명히 잡으십시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