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해방감을 느끼기엔 이르다. 대입 일정은 14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를 시작으로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진다. 일단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교한 대입 전략을 짜놔야 한다. 지난 6월, 9월 모의평가와 수시모집을 거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목표 대학을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이 우선이다.
정확한 가채점, 대입 전략 ‘첫 단추’
수능 가채점은 최대한 냉정하게 해야 한다. 어떤 답을 썼는지 헷갈린다면 틀린 걸로 봐야 한다. 그래야 대입 전략을 짤 때 오차를 줄일 수 있다. 가채점 후 수험생들은 첫 번째 선택의 길에 놓이게 된다.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가채점 결과가 평소보다 낮게 나왔다면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집중해야 한다. 14일부터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이 대학별 고사를 실시한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곳을 집중 공략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주요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채점 결과가 이 최저기준을 충족하는지 따져보는 게 먼저 할 일이다. 등급이 경계선에 있어 최저기준 충족 여부가 불확실하면 일단 응시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건 의미가 없으므로 과감하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가채점 점수가 평소보다 높게 나왔다면 정시모집을 집중 공략하라고 권한다.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위주다. 정시에서 수능 100%로 뽑는 곳도 상당수 있다. 수시에 지원해놓은 대학이 정시에서 충분히 합격 가능한 수준이라면 수시 대학별 고사를 볼지 말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 없이 정시 응시 자격이 박탈된다. 다만 수시에서 지원한 곳보다 상위 대학을 보장하기 어렵다면 성적이 잘 나왔더라도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대학별 고사 응시 요령
수시 대학별 고사를 본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예컨대 A대학이 수능 최저기준을 ‘3개 영역의 등급 합이 6’으로, B대학은 ‘2개 영역의 등급 합이 4’로 한다고 가정하자. 최저기준이 느슨한 B대학에 응시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두 대학이 비슷한 수준이고 최저기준을 충족한다면 B대학 대신 A대학을 노리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어느 대학의 대학별 고사에 집중할지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엔 기출문제를 분석하면 도움이 된다. 논술의 경우 대학별로 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다르다. 대학들은 논술시험을 시행하기 전에 출제 방향과 유형을 알리는 논술가이드북·모의논술을 발표한다. 이를 직접 풀어보거나 논술문을 직접 작성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조금 더 편하게 작성할 수 있거나 자신이 익숙하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출제 빈도가 높은 대학들을 골라낼 수 있다.
정시, 나만의 포트폴리오
정시는 수능 성적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대학의 서열대로 지원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정시에서 각 대학이 수능 성적을 활용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여기에다 지원 기회가 각 군별로 1번씩 모두 3번으로 제한돼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가채점 점수를 바탕으로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먼저 각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유형별로 구분해야 한다. 반영 영역,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능 점수 활용 방식, 내신 반영 방식 등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어 어디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한눈에 파악되도록 정리한다.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과 목표로 하는 상향지원 대학을 구분해놓으면 더욱 편리하다.
이렇게 미리 분류작업을 해두면 다음 달 2일 수능 성적이 발표된 뒤 원서접수 시기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모집군별로 3, 4개 대학을 골라 목록을 작성해두고 수능 성적 발표 이후에는 실제 점수를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면 된다.
만약 재수를 고려한다면 기말고사에 집중해야 한다. 내년 수시를 지원할 때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도 반영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2016학년도 수능] 정확한 가채점이 당락 가른다… 신속하고 냉정하게
입력 2015-11-12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