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2점포 꽝 “아이 엠 코리안 빅보이 이대호… 메이저, 내 이름도 기억하이소”

입력 2015-11-12 00:32
프리미어12 한국 야구 대표팀의 4번 타자 이대호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1로 지고 있던 7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때리고 있다. 이대호의 홈런포에 힘입어 한국은 대회 첫 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역시 ‘조선의 4번 타자’였다. ‘빅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전매특허인 홈런 한 방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던 한국을 구해냈다.

프리미어12 한국 야구 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이대호의 통렬한 투런포에 힘입어 10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이대호는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연방 호쾌한 타구를 뿜어내며 부상 탈출을 선언했다. 일본시리즈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투구에 오른손 손바닥을 맞은 이대호는 계속해서 아픔을 호소했지만 “이제는 안 아프니까 괜찮다”고 했다.

부상에서 회복된 이대호는 완벽하게 4번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은 일본전과 마찬가지로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까지 끌려갔다. 6회까지 상대 선발 루이스 페레스에 막혀 단 1안타에 그쳤다. 그 사이 5회말 중견수 이용규(한화)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돼 한 점을 뺏겼다.

결국 이런 위기를 뚫은 것은 이대호의 홈런 한 방이었다. 7회초 선두 타자 이용규가 바뀐 투수 프란시스코 론돈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갔다. 이후 김현수(두산)가 진루타를 때려 만든 1사 2루의 기회에서 이대호는 다시 바뀐 투수 미겔 페르민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결승타이자 일본전 포함 15이닝 연속 무득점을 깨는 점수였다.

이대호의 홈런은 한국 선수들의 방망이를 깨웠다. 한국은 이어진 8회초에서 단숨에 5점을 뽑아 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1사 1, 2루에서 정근우(한화)가 적시타를 친데 이어 1사 만루에선 김현수가 주자 세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우월 3루타를 쳤다. 다시 등장한 이대호는 깨끗한 좌전안타로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9회초에는 정근우와 이용규가 3타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대호의 4타수 2안타(1홈런 포함)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날 맹활약으로 이대호는 자신이 빅리그에 갈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마운드에선 두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장원준이 빛났다. 장원준은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도미니카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이후 정대현(롯데)과 이현승(두산)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지며 경기를 끝냈다. 1승1패가 된 한국은 12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베네수엘라와 3차전을 갖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