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 예방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유명 야구해설가 하일성(66·사진)씨가 “서울 강남에 빌딩이 있는데 관련 세금을 내야 한다”며 지인에게 3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입건됐다. 하씨가 말한 ‘강남 빌딩’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씨는 지난 4월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이 공동 개최한 ‘금융범죄 근절 선포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하씨를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씨는 지난해 11월 지인 박모(44)씨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선이자 60만원을 뺀 2940만원을 건넸지만 하씨는 채무상환을 차일피일 미뤘다.
8개월여 동안 돈을 받지 못한 박씨는 지난 7월 하씨를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하씨가 빌딩을 소유한 적은 있지만 2년여 전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씨는 혐의를 시인하며 “운영하는 회사가 적자고 부채가 많아 돈을 갚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입장자료를 내고 “몇 년 전 소유했던 시가 100억원 상당의 강남 건물을 매각하다 사기를 당했다. 매각대금을 받지 못한 채 10억원가량 세금이 체납돼 사채를 썼고 지금도 불법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채무 변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미나 기자
야구해설가 하일성 ‘사기 혐의’ 입건… 있지도 않은 빌딩 내세워 3천만원 빌린 뒤 안 갚아
입력 2015-11-11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