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4차 TV토론은 불법이민자 추방과 미국의 군사정책을 놓고 후보들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폭스비즈니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주최로 진행된 토론은 종전 10∼11명에 달하던 참가자가 8명으로 줄어 후보 간 설전이 예전보다 치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토론에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한결 안정적인 모습으로 토론에 임하는 등 선전한 반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토론 벽두부터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트럼프에게 포문을 열었다. 케이식 주지사는 트럼프의 대표 공약인 불법이민자 추방과 장벽 건설 공약이 비현실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트럼프의 주장대로라면 1100만명을 배에 실어 해외로 추방해야 하는데 그 가족과 아이들을 생각해보라”며 “이는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가세했다. 부시는 “트럼프의 거친 제안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편으로 돌아서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보들 간 입장차가 가장 엇갈린 건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대외정책이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이슬람국가(IS)’를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경찰’ 노릇을 할 수 없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TV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데 러시아가 IS를 혼내주겠다고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기보다 주변국들이 상대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부시 전 주지사는 “러시아와 IS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미국이 강하다고 해서 전 세계 모든 내전에 개입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트럼프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루비오 의원은 “(개입할 곳에 개입하지 않으면) 미국의 고립주의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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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4차 TV토론] 토론 참가자,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직 8명
입력 2015-11-11 21:43 수정 2015-11-11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