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4차 TV토론] 토론 참가자,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직 8명

입력 2015-11-11 21:43 수정 2015-11-11 21:44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45·공화당)이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에서 개최된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4차 TV토론회에 참석, 관객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라이언은 지난달 29일 취임 이후 2주간 하원의장용 호화 관사 대신 의원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다. 그는 “주중에 밤 11시30분까지 일하기 좋아 간이침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4차 TV토론은 불법이민자 추방과 미국의 군사정책을 놓고 후보들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폭스비즈니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주최로 진행된 토론은 종전 10∼11명에 달하던 참가자가 8명으로 줄어 후보 간 설전이 예전보다 치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토론에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한결 안정적인 모습으로 토론에 임하는 등 선전한 반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토론 벽두부터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트럼프에게 포문을 열었다. 케이식 주지사는 트럼프의 대표 공약인 불법이민자 추방과 장벽 건설 공약이 비현실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트럼프의 주장대로라면 1100만명을 배에 실어 해외로 추방해야 하는데 그 가족과 아이들을 생각해보라”며 “이는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가세했다. 부시는 “트럼프의 거친 제안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편으로 돌아서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보들 간 입장차가 가장 엇갈린 건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대외정책이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이슬람국가(IS)’를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트럼프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경찰’ 노릇을 할 수 없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TV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만난 적이 있는데 러시아가 IS를 혼내주겠다고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기보다 주변국들이 상대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부시 전 주지사는 “러시아와 IS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미국이 강하다고 해서 전 세계 모든 내전에 개입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트럼프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루비오 의원은 “(개입할 곳에 개입하지 않으면) 미국의 고립주의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