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책갈피] 세월호 희생 학생들 목놓아 부르며 쓴 시

입력 2015-11-12 18:44

“오매 이게 웬 날벼락이라오/썽썽한 내 새끼들 아까워 죽겠찌라/그라께 세월호인가 네월호인가/지난 4월 15일 저녁 9시에 두 시간 느추어서 인천에서 출발 해찌라/뭐 염병한다고 안개가 끼어서/다른 배는 잠자고 있는디 뭐 잘났다고 가스께라…그날 단원고 학생들이 타고 갈배가 아니라께라/면목고 학생들이 타고 갈배고 오하마나호를 타고 가야 하는디/바까버린 것도 알수 없지라…”(오매 뭔일이 다냐! 중)

이 시집은 목회자이자 시인인 저자가, 지난해 4월 16일 오전 전국의 시청자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세월호 참변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 213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고 통곡하며 쓴 시를 한데 묶은 것이다. 저자는 광주 기독교협의회 회장이며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 인권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총회 사회문제 대책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름 있는 출판사나 인쇄소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육필로 쓴 원고와 타이핑한 것을 복사해 양 옆, 혹은 앞뒷면으로 복사해 제본했다. 213편 뒤에는 ‘차마 쓸수 없는 글’이라는 주제로 희생자 가족들이 애타게 그리워하며 피눈물로 쓴 편지글 등을 모았다. 시인은 묻는다. “세월호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은 바다에 가라앉은 진실을 밝혀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