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년 경제·증시 전망 ‘우중충’

입력 2015-11-11 18:57

장밋빛 일색이던 전망은 사라졌다. 증권사들은 내년 경제와 증시에 대해 “올해보다 크게 나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을 것”이란 식의 우중충한 전망을 주로 내놓고 있다. 낙관론은 소수의견에 가깝다.

KDB대우증권은 11일 증시 포럼에서 제조업 디플레이션이 기업 부실로 전이돼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 내년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재무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일시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대우증권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하단은 1700, 상단은 2150포인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중국경기 둔화가 제조업 디플레로 귀결되고 있는데 내년에도 중국경제가 뚜렷한 회복 계기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글로벌 과잉생산의 주범인 중국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뎌 한국의 산업 구조조정도 큰 효과를 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2.8%의 밋밋한 성장을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2.7%를 제시하면서 내년 경제가 바람은 약하지만 구름이 많아 호우나 뇌우·스콜이 자주 쏟아지는 적도무풍대(赤道無風帶)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경제 전문가인 앤디 시에 로제타스톤캐피탈 대표는 10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 포럼에서 “내년에 미국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 신흥국들이 점진적으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2016년은 굉장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 후 안도 랠리가 진행된 과거 사례를 들면서 “미 금리 인상 자체를 두려워하기만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하방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에 글로벌 쇼크가 오더라도 증시가 더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를 1900∼2350으로 예상하며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실질적인 유동성 축소는 빨라야 2017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