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가계대출… 10월 9조↑ 증가폭 사상최대

입력 2015-11-11 22:19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쇼핑비용 충당을 위해 마이너스통장대출이 급증한 데다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최근 속속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부채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5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9조원이 증가, 2008년 통계 기준을 새로 만든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은 이사철 주택거래 수요, 아파트 분양 호조 등으로 7조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 4월(8조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분이다.

마이너스통장대출 급증도 눈에 띄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2조원 늘었다. 증가폭은 가정의 달과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10년 5월(2조7000억원 증가) 이후 5년5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은 금융시장국 이정헌 차장은 “추석연휴(9월 말)와 코리아 블프 기간 중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 등으로 2조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서민들이 블프 행사에 싸게 나온 물건들을 신용카드로 과하게 구입하다보니 이를 결제할 돈이 부족하자 마이너스통장대출에 의존했다는 의미다. 정부에 의해 처음 시도된 코리아 블프는 10월 1∼14일 진행됐다.

한편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지표 및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