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좌파 야당들이 연대해 긴축 정책을 추진하려는 우파 내각을 실각시켰다. 새 내각 출범 11일 만에 ‘좌파 쿠데타’가 이뤄진 것으로 유럽의 ‘반(反)긴축’ 바람이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AP,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제1야당인 사회당(중도좌파)과 좌익블록(급진좌파) 공산당(중도좌파) 녹색당(중도좌파) 등이 연대해 의회에서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들 네 당은 의회 정원 230석 중 122석을 갖고 있다. 앞서 코엘류 총리가 속한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이 이끄는 연립 여당은 전날 향후 4년간 시행할 ‘긴축 프로그램’을 의회에 제출했었다. 이에 반발한 야당들이 긴축책을 막고자 아예 정부를 몰아내는 강수를 쓴 것이다.
좌파 쿠데타는 일견 예상돼 왔다. 지난달 4일 포르투갈 총선에서 연립 여당은 국민에 인기 없는 긴축책을 시행하고도 38.5% 득표로 제1당이 됐다. 이후 연정을 꾸렸지만 과반 의석(116석)에는 못 미쳐 100석의 불안한 소수당 정부로 출범하게 됐다.
하지만 총선에서 32.4% 득표로 연립 여당을 바짝 추격했던 사회당이 현 정부가 1기에 이어 2기 내각에서도 강도 높은 긴축책을 추진하려 하자 반기를 들게 됐다. 포르투갈은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때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780억 유로(약 103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으나 각종 긴축책을 통해 지난해 구제금융에서 졸업했다. 이번 실각으로 안토니우 코스타 사회당 대표를 총리로 하는 새로운 좌파 정부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돼 긴축정책에 대한 태클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포르투갈 우파의 ‘11일 천하’… 의회 좌파블록 연합 내각 불신임안 통과
입력 2015-11-11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