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리더십은 장악력에서 시작된다. 일부 고참선수나 에이스 역할을 하는 용병들의 경우 공공연히 감독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프로야구단 일부 고참선수가 감독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감독을 내쫓으려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오죽했으면 용병을 잘 조련하기로 유명했던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 용병 선발 첫 번째 기준이 ‘인성’이라고 했을까. 그는 팀 분위기를 해치는 용병은 기량이 좋더라도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초보 감독도 최근 이 같은 시험대에 올랐음에 틀림없다. 10일 우리카드전 5세트 6-9로 뒤진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러 “져도 좋으니 용병에게 볼을 주지 말라”고 이승원 세터에게 지시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혔다. 실제로 이승원은 이후 토종선수에게만 토스를 올렸고 결국 13-15로 패했다. 최 감독이 패배를 감수하고 얻으려 했던 것은 바로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최 감독은 앞선 3세트에서도 범실이 잦은 문성민에게 “경기에서 빼줄까”라며 다잡기도 했다. 배구경기에서는 6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승리하기 힘들다. 최 감독은 “배구만 가르치면 될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로 힘들다”며 초보 감독의 고충을 털어놨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초보 감독의 용병 길들이기
입력 2015-11-11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