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너희도 가려느냐

입력 2015-11-11 18:31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5000명이 먹는 기적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을 붙들어 왕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왕이 되면 최소한 먹고사는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지배 아래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했습니다. 예수님이 왕이 되면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 줄 알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했을까요. 예수님께 몰려오는 백성들에게 “우리 예수님이 꿈꾸시는 나라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라면서 백성들을 가로막았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왕이 될 기회가 마침내 왔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른 이유는 백성들의 그것과 비슷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왕이 되면 그 오른편과 왼편에 누가 앉을지를 놓고 서로 싸웠습니다. 요한과 안드레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와서 특별 청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하나님나라에 대한 설교를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들의 생각은 언제나 세상나라에 머물렀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을 재촉하시고 자신이 무리를 보내는 동안 배를 타고 앞서 벳새다로 가게 하셨습니다(막 6:45).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실망하셨을 겁니다. 그들에게 쏟았던 정성과 가르침이 다 허사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실 분은 아니십니다. 한번 택한 자는 끝까지 책임지는 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제자들을 찾아갑니다. 어두운 밤바다에서 힘겹게 노를 젓고 있는 제자들을 찾아가 그들을 다시금 구원하여 주십니다.

“배에 올라 그들에게 가시니 바람이 그치는지라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니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막 6:51∼52)

이 말씀을 유진 피터슨은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저녁식사 때 하신 일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 무엇도 아직 그들의 마음속까지 파고들지 못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하나님나라의 비밀을 자신의 살과 피를 통해 설명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질문하십니다. “너희도 가려느냐.”

오늘날 많은 사람은 ‘예수님을 믿으면 만사형통하다’라고 생각하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물질의 복을 얻고 본능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늘의 진리를 설명할 때 그들은 예수님을 떠났습니다. 떠난 이유는 명백합니다. 세상의 욕망을 채우려고 주님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도 가려느냐.” 요한복음 6장 68절에 나온 베드로의 고백을 기억하십시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여러분의 고백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어떤 이유로 예수님을 믿고 있습니까.

배경락 목사(서울 서북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