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국내 사망률 2위 간암, 치료 골든타임 지켜라

입력 2015-11-15 17:47
2014년 국내 사망원인 1위 암. 지난 한 해 매일 약 210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그 중 간암은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이 22.8명으로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이다. 간에 ‘침묵의 장기’라는 악명 높은 별명이 붙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초반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암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며 어느 정도 뚜렷이 증상이 드러날 때에는 암이 이미 진행된 단계에 들어선 후인 것이다. 게다가 간암 환자들은 간경변증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간절제술이나 간 이식 등과 같은 치료를 시행하기에는 이미 상태가 많이 악화돼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되거나 진행된 간암에서 환자들의 상대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점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간암 치료에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직 희망은 있다. 간암의 진행단계, 환자의 치료 경과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 해 시행한다면 긍정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통 간 기능이 잘 보존돼 있고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지 않은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간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환자의 경우 간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간 전반적으로 넓은 부위에 퍼져 있어 수술로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의 환자에게는 경동맥 화학 색전술(이하 색전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색전술은 간암의 종괴가 일반적으로 혈관이 잘 발달해있다는 특성을 이용해, 종괴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그 혈관을 색전 물질로 막는 방법이다.

간절제술이 불가능하거나 색전술을 시행한 후에도 병변이 진행하는 환자들은 존재한다. 이처럼 특정 치료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본인의 상태나 적합한 치료 조건 등을 고려해 다른 치료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윤준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색전술이 효과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고 색전술로 긍정적인 치료 예후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에 따라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 무조건 반복해 색전술을 시행하는 것은 다시 한번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환자의 치료 병기에 따라 색전술 등 기존 치료에도 불구하고 간암이 진행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2014년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와 함께 개정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국내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간암 진단과 이에 맞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 결과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권고안이 담겼다. 여기에는 간기능과 양호한 전신상태를 가진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국소 림프절과 폐 등의 간외 전이가 있는 경우, 또는 다른 치료법들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 표적치료제 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간암에 대한 표적치료제는 진행성 간세포성암 환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를 통해 위약군 대비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