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정치적 통합의 기틀을 닦은 것으로 평가되는 헬무트 슈미트(사진) 전 독일 총리가 96세를 일기로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슈미트 전 총리는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자택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슈미트 전 총리는 지난 8월 수분 섭취 부족으로 인해 탈수 증상을 보여 사저 인근 함부르크 북부의 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총리를 지낸 사회민주당 출신의 슈미트 전 총리는 빌리 브란트 내각에서 국방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한 뒤 브란트 전 총리의 사임 이후 성립된 사민당과 자민당의 연립내각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1976년 재선, 1980년 3선에 성공했으나 1982년 경기 불황에 따른 국가재정 악화로 연립내각이 붕괴되면서 총리직을 사임했다.
재임 기간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동구권 국가들과의 화해를 추구해온 브란트 내각의 동방정책을 계승·발전시켰으며, 동독과의 관계 개선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독일의 현대적 시스템을 정비해 당대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지도자로 평가받아 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96세로 별세
입력 2015-11-11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