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는 그에게 ‘한 방’을 원한다… ‘홈런왕’ 박병호에 147억원 베팅

입력 2015-11-10 21:18 수정 2015-11-10 21:25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가 지난 8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 9회초 무사 1루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1285만 달러를 포스팅하고 독점 교섭권을 따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공식 홈페이지.
‘한국의 홈런왕’ 박병호에게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베팅한 미국프로야구 구단은 미네소타 트윈스였다. 미네소타는 1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와의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미네소타는 다음 달 9일까지 30일간 박병호 측과 연봉 협상 등을 벌인다. 현지에선 박병호 연봉을 계약기간에 따라 600만∼800만 달러로 보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박병호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팀 공격력 증강의 핵 ‘박병호’=당초 미네소타는 박병호 영입전의 유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팅 금액을 1000만 달러 이상 적어낼 정도로 돈 많은 구단이 아닌 데다 박병호의 주 포지션인 1루에는 조 마우어라는 간판스타가 있기 때문이다. 팀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미겔 사노의 포지션도 1루다. 박병호 또한 미네소타는 생각지도 못한 팀이었다. 박병호는 10일 “에이전트 쪽에 들은 것도 있어서 몇몇 구단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네소타가) 생각하지 않은 팀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택한 건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미네소타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승률(0.409)이 휴스턴 애스트로스 다음으로 나빴다. 올 시즌 83승79패로 지구 2위를 차지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공격력은 더 떨어졌다. 팀 타율이 0.247로 아메리칸리그 15개 팀에서 14위에 불과했다. 팀 홈런수도 156개로 10위에 머물렀다. 특히 1루수 장타율(0.392)은 메이저리그 28위에 그쳤다.

이런 미네소타에 한국에서 2년 연속 5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고,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미네소타가 홈으로 사용하는 타깃 필드가 투수 친화적 구장이긴 하지만 박병호라면 20∼30개 홈런은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도 지역지 파이어니어 프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병호가 팀 타선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모든 이를 위해 일을 잘해내리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1루수보다는 ‘4번 지명타자?’=박병호는 미네소타에서 1루수보다는 지명타자로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네소타 주전 1루수는 마우어다. 급격한 노쇠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미네소타가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우어를 주전에서 제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라이언 단장도 “박병호는 한국에서 1루수를 봤지만 우리 팀 사정상 지명타자가 어울린다”며 “마우어가 1루를, 트레버 플루프가 3루를 맡는 게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서며 박병호와 포지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사노는 외야수로의 보직 변경이 유력하다. 미네소타의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도 박병호의 지명타자 역할을 예상했다. 트리뷴은 “박병호 영입은 마우어와 관련이 없다. 중심 타선을 장타력을 갖춘 선수로 짜는 데 있다”고 덧붙이며 박병호를 팀의 ‘4번 타자’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박병호는 “1루수로 가는 것이 제일 좋긴 하다. 지명타자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제가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리그에서 구원왕을 차지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이르면 이번 주 에이전트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진출을 타진한다. 열흘 정도 있으면서 관심을 보인 구단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